흡연, 중금속, 혈압, 지질대사 상관관계 연구

본 연구는 흡연이 심혈관 질환 발생 및 진행에 주요 위험 인자로 작용한다는 기존 연구 결과(Jacobs 등, 1999)에 기반합니다. 흡연은 혈소판 및 혈관 이상을 유발하고(Nowak 등, 1987), 지혈 과정의 이상 기능을 초래하며(Kannel 등, 1987), 혈관 수축과 맥박수 증가를 통해 혈압 상승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Rhee 등, 2007). 흡연은 심혈관계 문제뿐만 아니라 악성 질환 및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대한가정의학회, 2003). 이러한 심각한 건강 문제와 흡연의 연관성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으며, 본 연구의 주요 배경이 됩니다.

담배에는 수은, 카드뮴, 납, 알루미늄 등 다양한 중금속이 소량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이 보고되었습니다(Chiba와 Masironi, 1992). 특히, 납과 카드뮴은 관상동맥 죽상경화증 및 고혈압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목되었으며(Subramanyam 등, 1992; Nomiyama 등, 2002), 수은 중독은 고혈압과 빈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Wössmann 등, 1999). 본 연구는 이러한 중금속의 인체 유입 경로와 심혈관계 질환, 특히 혈압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자 합니다. 중금속의 주요 유입 경로는 오염된 식품 섭취를 통한 소화기 흡수와 호흡 과정에서의 흡입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Kershaw 등, 1980).

본 연구에서는 모발을 이용한 조직 미네랄 검사를 중금속 분석 방법으로 채택했습니다. 모발 분석은 중금속의 만성적인 노출을 확인하는 데 유용한 도구로 인정받고 있으며(오한진, 2003), 채취, 보관, 이동이 용이하고, 모발의 성장 과정에서 체내 중금속 축적을 반영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Willers 등, 1988). 특히, 혈액에 비해 모발에는 수은이 250배, 납이 150-200배 더 높은 농도로 함유되어 있어(Gill 등, 2002), 미세한 중금속 농도 변화를 감지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모발 분석을 통해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체내 중금속 축적량 차이를 정확하게 비교 분석하고자 하였습니다.

본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흡연으로 인한 체내 중금속 축적과 혈압 및 지질대사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것입니다. 특히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체내 중금속 농도 차이를 분석하고, 이러한 농도 차이가 혈압(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과 혈중 지질 농도(총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C, LDL-C)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흡연으로 인한 건강 위해성을 보다 명확하게 밝히고, 중금속 노출과 관련된 심혈관 질환 예방 전략 수립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모발 분석을 통해 얻은 결과는 흡연과 중금속 노출의 장기적인 건강 영향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입니다.

본 연구는 2004년 1월부터 2007년 1월까지 3년간 진행되었으며, 일개 대학병원의 건강검진센터와 가정의학과 외래를 통해 모발 검사를 받은 665명 중 흡연력에 대한 자료가 확보된 236명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건강검진센터 설문지에 흡연 여부가 기재되지 않은 13명과 외래에서 모발 검사만 시행하고 흡연력 자료가 부족한 416명은 제외되었습니다. 따라서 최종 분석 대상은 236명(남성 148명, 여성 88명)이며, 대상자의 연령은 16세부터 75세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연구 기간 동안 대상자들에게 설문 조사를 통해 인구 사회학적 특성, 흡연력, 음주력, 활동 수준 등의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대상자들은 흡연력에 따라 현재 흡연자, 과거 흡연자, 비흡연자 세 그룹으로 분류되었습니다. 현재 흡연자는 현재 흡연 중인 사람, 과거 흡연자는 금연 후 1개월 이상 경과한 사람, 비흡연자는 한 번도 흡연 경험이 없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각 그룹의 하루 흡연량과 흡연 기간을 기록하고, 음주 습관(1주일 평균 음주 횟수, 1회 음주량, 음주 종류)에 대한 정보도 수집했습니다. 활동 수준은 하루 활동량에 따라 안정, 좌식 생활, 가벼운 생활, 중등 활동, 심한 활동의 5단계로 분류하여 측정했습니다. 이러한 세부적인 측정을 통해 흡연과 중금속 농도의 관계뿐 아니라,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통제하고 분석의 정확성을 높이고자 하였습니다.

신체 계측(키, 몸무게)을 통해 BMI(체질량 지수)를 계산하고, TM-2655P(PMS Tokyo, Japan)를 사용하여 혈압을 측정했습니다. 고혈압 기준은 JNC 7(Seventh Report of the Joint National Committee on Prevention, Detection, Evaluation, and Treatment of High Blood Pressure) 기준인 140/90mmHg 이상으로 설정했습니다. 8시간 이상 금식 후 채취한 혈액을 이용하여 TBA 2000FR(Toshiba, Japan) 자동화 분석기를 통해 총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C),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C) 농도를 측정하여 지질 대사 상태를 평가했습니다.

모발 중금속 분석을 위해 염색 및 퍼머 시술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후두부와 목덜미에서 두피 가까이 약 5cm 이내의 모발을 건조 중량 150mg 이상 채취했습니다. 채취된 모발은 한국 TEI(Trace Elements, Inc.)에 분석을 의뢰하였고, 한국 TEI는 다시 미국 TEI(Dallas, TX, USA) 검사소로 시료를 보냈습니다. 미국 TEI에서는 탈이온수로 세척하고, 3mm 이하로 자른 모발을 질산과 함께 마이크로파 오븐(CEM Mars5 Plus Microwave Digestion Apparatus)을 이용하여 가열 분해한 후, 유도 결합 플라즈마 질량 분석기(SciEx Elan 6100)로 수은, 납, 카드뮴, 알루미늄의 농도(ppm)를 측정했습니다(Miekeley 등, 2001). 이 과정을 통해 흡연자와 비흡연자 그룹 간의 중금속 농도 차이를 정밀하게 분석하였습니다.

현재 흡연자의 평균 수축기 혈압은 121.4 ± 16.3 mmHg, 이완기 혈압은 79.5 ± 11.5 mmHg였습니다. 과거 흡연자의 경우 수축기 혈압은 125.6 ± 13.8 mmHg, 이완기 혈압은 81.3 ± 10.2 mmHg였고, 비흡연자는 수축기 혈압 117.2 ± 15.9 mmHg, 이완기 혈압 75.1 ± 11.3 mmHg를 기록했습니다.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 모두 흡연 그룹(현재 및 과거 흡연자)에서 비흡연자보다 다소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본 결과 요약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추가적으로 나이, 혈중 중성지방, 일회 음주량은 그룹 간 유의한 차이를 보였지만, 혈중 총 콜레스테롤, HDL-C, LDL-C, BMI, 활동 정도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모발 내 중금속 농도는 흡연 상태에 따라 차이를 보였습니다. 수은의 경우, 현재 흡연자는 2.34ppm, 과거 흡연자는 2.65ppm, 비흡연자는 1.41ppm으로 나타났으며, 그룹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특히 과거 흡연 경험이 있는 그룹에서 수은 농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납, 카드뮴, 알루미늄의 경우, 흡연 상태에 따른 농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이 결과는 수은이 담배 흡연과 관련하여 특히 중요한 중금속임을 시사하며, 다른 중금속의 영향은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각 그룹의 중금속 농도에 대한 세부적인 수치는 표 2에 제시되어 있습니다.

수은 농도와 혈압, 지질 대사 지표 간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 수은 농도가 높을수록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이 모두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는 수은이 혈압 상승에 기여하는 요인 중 하나임을 시사합니다. 또한, 높은 수은 농도 그룹은 정상 수은 농도 그룹보다 평균 혈압과 중성지방 수치가 높았고, HDL-C 수치는 낮았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수은의 체내 축적이 고혈압과 이상 지질 대사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음을 나타냅니다. 다만, 본 연구 결과만으로는 인과관계를 확정적으로 밝힐 수 없으며,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본 연구는 흡연과 모발 내 수은 농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 흡연자와 과거 흡연자의 모발 수은 농도가 비흡연자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흡연이 체내 수은 축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특히 과거 흡연자의 수은 농도가 현재 흡연자보다 높게 나타난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이는 수은의 체내 잔류 시간이 길고, 흡연을 중단하더라도 체내에 축적된 수은이 완전히 배출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다른 중금속(납, 카드뮴, 알루미늄)은 흡연 여부와의 상관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연구 결과, 모발 내 수은 농도가 높을수록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흡연으로 인해 체내에 축적된 수은이 혈압 상승의 위험 인자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높은 수은 농도는 이상 지질 대사와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체적으로 높은 수은 농도 그룹에서 혈압과 중성지방 수치가 높고,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경향이 관찰되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흡연으로 인한 수은 노출이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와 연관될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흡연 시 포함된 수은이 체내에 잔류하여 혈압 상승과 이상 지질 대사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체내 수은 농도가 높을수록 고혈압 및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흡연으로 인한 수은 노출 감소를 위해 담배 내 수은 함량 규제 및 관리 강화가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의 수은 함량에 대한 연구 또한 중요하며, 다양한 식품을 통한 수은 섭취량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심혈관 질환 예방 및 건강 관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